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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통도사 영축산 산행

by Oh.mogilalia 2004. 11. 7.

오전 8시 30분 울주군청에서 공룡, 구씨, 송씨 아저씨와 이광영 선생님과 함께 영축산을 향해 출발... 구씨 아저씨 차로 웅촌 대복으로 해서 통도 환타지아를 지나 등반 진입로에 주차시켜 놓고 등반 시작...




오늘의 목표는 영축산 정상에서 점심 먹고 시살등까지 갔다가 통도사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았다.(6 시간) 일부러 지름길을 택하지 않고 느긋하게 큰 길을 따라 올랐다. 40분쯤 가서 휴식을 취하며 사과, 감 등으로 입을 즐겁게 하고 영축산 정상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요즘은 학교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주 4회 정도, 옷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운동하는데 학교 체육관이 마루바닥이 아니라서 무릎이나 허리에 충격이 많이 가는 편이라 오늘도 무릎이 조금 무리가 가는 것 같은데도 깡으로 올랐다.



한참을 가다 보니 산장이라기엔 너무나 산장같지 않은 영축산 취서 산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속세를 바라보며 숨을 고르다가 30분 남았다는 안내문에 힘입어 발길을 옮겼지만, 으아~ 여기서부터는 거의 깔딱고개 수준이었다. 지금껏 편하게 오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절벽 수준의 산행길은 억장이 무너지게 만들었지만 억지로, 깡으로 올랐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일행들은 거의 프로급이라 내가 일행에 짐이 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예상 시간보다는 조금더 걸렸지만 무사히 영축산 정상에 올랐다. 정말 기분이 후련했다. 바로 '이 맛이야!' 하는 그런 기분은 산에 올라보지 않은 사람은 평생을 두고도 맛보지 못할 그런 묘한 맛.



이런 맛도 죽이지만, 역시 진짜 맛은 밥맛 - 막걸리와 돼지 족발이 있는...... 정말 점심은 푸짐했다. 이렇게 먹고도 산행을 계속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마구 먹어댔다. - 나는 집에서 커피와 카메라와 쑥떡 한 봉지만 달랑 들고나온데다 김밥은 가게에서 사가지고 갈 생각으로 집을 나섰더니만 지난 번과는 달리 오늘은 김밥집이 문을 열지도 않았던 것이다. 목적지로 가는 길에 살까 했지만 밥을 많이 준비했다는 일행들의 말에 그냥 얼렁뚱땅 넘어가기로 했는데...- 정말 대단한 아저씨들이다. 이렇게 많은 걸 배낭에 넣어 오면서도 그렇게 산을 잘 타다니... 어쨌든 신나는 점심시간이었다. 여기 다양한 메뉴를 잠깐 보자... 밥, 현미콩밥, 계란말이, 무우채, 김치, 마늘쫑, 시금치, 콩나물, 다 기억 못하겠다. 하여튼 싸모님들의 음식 솜씨도 역시 대단히 수준급.... 역시 별미는 이광영 샘께서 끓인 라면과 그 국물들...커~



배가 채 꺼지기도 전에 준비해 간 커피 한 잔씩 마시고 곧 바로 일어났다. 여기서 잠시 영축산 정상에서 찍어본 주변 경관을 감상해 보자.



영축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 시원한 바람에 한기도 약간 느껴져서 티셔츠라도 하나 더 입을까 했는데, 이어지는 조그만 오르막길에서도 금새 땀이 몸에 배었다. 많이 먹은 점심이 장애가 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숨을 할딱거리며 일행을 따라 나서다 보니, 이름 모를 또 하나의 봉우리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 보니 저 멀리 영축산 정상이 한 눈에 조그맣게 들어오는데, 힘이 들어도 기분은 좋았다.



이곳에서 땀을 훔치고 물로 목도 축인 후 다시 발길을 재촉하며 시살등으로 향했다.이곳에서부터는 그리 힘들지 않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주변의 광활하고 장엄한 경관에 시선을 가끔씩 빼앗기며 시살등에 올랐다. 시살등에서 마지막 남은 과일과 가지고 간 쑥떡으로 요기를 하고나니 오후 2시가 넘고 있었다.





시살등을 내려와 좀 가다가 통도사쪽 하산길로 들어섰는데, 정말 힘들었다. 4.5km의 끝없이 긴, 낙엽이 수북히 깔린 내리막길은 마지막으로 사람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 몇번씩 미끄러질 뻔하며 내닫는 길은 정말 지루했다.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사람 소리에 놀라기보다는 사람 사는 세상에 다시 돌아온 것 같은 안도감은, 좋은 산행의 마무리로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자주 산행을 통해 배의 둘레-지름을 많이 줄여야겠다.

서축암에 들러 시원한 물과 함께 여유로운 시선으로 오늘의 산행길을 멀리 올려다보며 주변의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자연과 어우러진 우리들을 보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지었다.

휴우~
글솜씨 때문인지, 산행 후유증(?) 때문인지....
있었던 일 글로 표현하기도 이렇게 힘드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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