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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장인 기일

by Oh.mogilalia 2012. 6. 25.


사랑 

- 김선우

 

- 순례자들이 당도한 무덤의 묘비에 이 시가 적혀 있는 것을 우리는 읽었으나 곧 잊어버렸다. 

이 부주의함이야말로 사랑에 관한 한 우리의 원죄이니 기억하라 오늘 당도한 사랑의 순례자여


새장 속에 꽃을 기른 적 있지

새장 문을 열어 두어도

꽃은 날아가지 않았네


새장 속에 심장을 기른 적 있지

새장 문을 닫아둔 날

심장이 날아갔네 꽃이 날아갔네


잠긴 새장 바닥엔

무거운 핏빛 깃털 몇 낱

마르지 않는 고통 몇 잎


두려움에 문 닫은 자여

스스로의 무지를 애도할 것


계간 『시산맥』 2010년 겨울호 발표


http://cafe.daum.net/sunwoo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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