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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

집안의 코끼리

by Oh.mogilalia 2015. 7. 27.

집안에 작은 코끼리가 있다.


처음에는 아무도 그게 별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 안에서 코끼리는 점점 더 자란다. 그리고 급기야 집에 꼭 끼일 정도로 몸집이 커져버린다. 이때가 되면 코끼리는 문제가 된다. 누구에게나 그렇다. 그러나 코끼리가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이걸 해결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집 자체를 부숴버리지 않는 이상 코끼리를 빼낼 방법이 없을 것 같잖아. 그냥 같이 사는 게 속 편해요. 못 본 척 지나간다. 모른 척 딴청을 피운다. 코끼리에 대해 말하는 건 암묵적으로 금기시된다. 어차피 다 알고 있거든? 혼자 똑똑한 척하지 마. 그렇게 코끼리는 집의 일부가 되고야 만다.


우리는 모두 가족이라는 이름의 코끼리를 기르고 있다. 공공연한 폭력의 최전선은 전쟁터가 아니라 가정이다. 남이 하면 뭐 저런 미친놈이 다 있어. 삿대질할 것도 엄마에게 형제에게 자식에게 남김없이 쏟아낸다.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나마 잠깐 후회하고 금세 망각하고 다시 되풀이된다. 나와 나의 행동을 분리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가능한 저열함이다. 수십 년을 함께한 가족관계 안에서 나 자신과 부모와 형제자매를 개별적인 인격체로 객관화할 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똥파리는 바로 그 코끼리를 집 밖으로 끄집어내 그간 부정해왔던 당신의 현실이라며 펼쳐놓는다. 더불어 그런 끔찍한 반복에 종지부를 찍자고 이야기한다. 어렵겠지만 일단 시도라도 해보자고 권한다. 우리 모두,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족이 위대해서가 아니다. 가족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지켜내야 할 유일의 가치라서가 아니다. 단어에 동반되는 끈끈함이나 따뜻함 따윈 중요치 한다. 사람이 괴물 되는 건 순식간이다. 자기 자신과 주변의 모습을 정확히 바라보지 못하고선 스스로 괴물이 되었느지조차 알지 못한다.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똥파리]는 그런 노력을 부추긴다.


----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헉스~꼭 맞다. 
나의 야그다. 저열하다고 한다. 
쑥스럽고 쪽팔린다. 
앞으로도 계속,

벗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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