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기아부집니다.
EBC-906기 오승목 이병 6군단 면회 다녀왔습니다.
함백산님(최현준 이병 아버님)께서 지지난 주에 현준 군 면회 다녀오신 후 남기신 글과 전화 통화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9시 경에 같이 면회 가기로 한 아들놈 친구를 태릉입구역 근처에서 만나 포천으로...
의정부 시내에서 포천 가는 길로 접어들면서부터 밀리기 시작하는 차량 물결... 쩝~
게다가 날씨는 어찌나 덥던지... 차에 에어컨도 무용지물일 정도로....
아들놈에게는 10시 경에 면회간다고 했는데 결국 도착은 12시에...
이쪽 지역은 처음이라 이렇게 많이 밀리는지는 몰랐습니다. 산정호수 주변을 찾는 피서객 때문인지...
아들놈은 9시 30분 경에 군복으로 갈아입고 면회할 준비를 했다는데...
이제나저제나 연락 오길 기다리다 목이 약 30 센치 정도는 빠진 것 같더군요.
종행교 때보다 좀더 야윈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12시 조금 지나 아들놈을 만났습니다.
종행교 면회에서 얼굴 보고 나서라 그런지
종행교 때 만큼 반가운 것 같진 않았습니다. ㅎㅎ~
허허~ 문제는 늦게 찾아갔더니 앉을 자리가 없더군요. (군단 사령부라 그런지 주말에 면회객이 꽤 많더군요.)
면회소 담당 병사에게 자리가 없으니 우야꼬 하고 물었더니
영외 면회소로 자리를 옮기게 해 주겠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뭔가 소통이 잘 안되어 1시간 가량을 차에서 기다리며 지체했습니다.
아들놈은 아까운 시간 다 지나간다며 안타까워 했고...
배도 고플 것 같아 일단 사 들고 간 햄버거로 배고픔을 조금 달래게 하고...
1시 조금 넘어 헌병 승용 차량을(다른 면회객은 찦차로...) 자랑스럽게 얻어타고
포천 시내 입구에 있는 진군회관에 갔습니다.
다행히 식당 같은 곳이라 편하게 앉아서 먹을 것을 펼쳤습니다.
제가 누이댁에 있다 혼자 면회 가는 바람에
집에서 저거 어무이가 만들어 가져간 음식이 없다 보니
좀 아쉽고 미안하기는 했습니다.
면회 가기 전에 뭘 먹고 싶냐고 했더니 족발이 제일 먹고 싶다더군요.
입대 전에는 별로 관심도 없던 음식인데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얼마 전에 내무반에서 본 TV 프로그램에서, 화면 가득 족발로 채우고는 아주 맛있게 먹는 장면을 봤나 봅니다.
온 내무반 병사들이 전부 침을 질질 흘렸다더군요. ㅎㅎ~
그리고 피자랑 과자 등으로 면회 끝날 때까지 입은 그리 심심하지 않게...
근데 종행교 외출 때처럼 허겁지겁 마구 퍼먹듯이 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더군요.
느긋하게 즐기면서...
부대 내에서도 잘 먹는 탓인지 PX 출입도 거의 안한다더군요.
종행교 외출 때에는 맥주 한 잔 하면서 커~ 이맛이야! 하길래
캔맥주를 몇 개 가져 갔는데, 입에도 대지 않았습니다.
입에만 살짝, 맛만 봐라면서 조심스레 권했는데도 명예 중시하는 헌병으로서의 자세와 종행교 교육 덕분에...
꽤나 멋지게 보이더군요. ㅋㅋ~
군 생활은 6군단에 배치된 5명 모두가 편하게(?)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다더군요.
이 녀석과 이야기 중에 가장 다행스럽게 여긴 것은
군단장 방침으로 선임과 후임들 사이에 항상 높임말을 사용한다더군요.
그렇다고 선후임 서열이 사라지진 않을 거고,
뼈있는(?) 경어 사용의 묘한 맛도 있겠지만
어쨌든 욕설이나 인격 모독성 발언 등 서로 감정 상할 수 있는 언어는 많이 제어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같이 간 친구와 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내어 놓은 쪽지에는
6군단 헌병대 소속 장병들, 약 90여 명의 계급과 이름이 기재되어 있던데 이걸 다 외어야 한다면서 수시로 꺼내 보더군요.
풀장에서 물놀이 한 이야기도 있었고...
9월부터는 영창 근무 들어간 다는 얘기와 10월엔 검문소에 3달 정도 근무나간다는 얘기
근데, 검문소 근무가 편한 건지... 아주 들떠 있더군요.
아!! 이 녀석은 운이 좋게도 다른 동기와 달리 자기 혼자 후임을 하나 받았답니다.
EBC 907기...
근데 이 후임은 6군단으로 혼자 배치받았다더군요. 같은 부모 마음으로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의지할 수 있는 동기가 하나도 없다니...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4시 30분...
자대로 전화를 하고 보내주는 차량을 기다리는 동안
함백산님(동기 최현준 이병 아버님) 전화를 받았습니다.
현준 군과 통화 중에 제가 아들놈 면회간 소식을 전해들으시고는 반갑고,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제가 서울 올라왔을 때 미리 전화를 드리고 조언도 좀더 받고 했어야 했는데
제가 사회성이 부족한 탓인지 결례를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죄송했고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5시 조금 못되어 아들놈과 악수하고 진군!!(6군단 경례 구호) 하고 있는 사이에
다른 병사 면회온 분이 휴대전화 배터리가 완전방전되는 바람에
도움을 청하길래 차에 있는 충전기를 연결해 통화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사이에
아들 녀석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좀전에 전화가 왔는데
위병소에 면회증 다시 받아들고 들어 가기 전에
저 있는 곳을 돌아 보니 제가 도와준다고 정신없는 모습만 보고는 부대로 들어갔다더군요.
저도 들어가는 뒷모습은 마음이 짠~해질까 싶어 일부러 피하려고 한 건 아닌데도
내려 오는 내내 마음이 걸리더군요.
밤 1시 경 울산에 도착했습니다.
이상 면회 후기 보고를 마칩니다. 進軍!!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