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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분노 다스리기

by Oh.mogilalia 2020. 5. 4.

분노 : 분개하여 몹시 화를 냄. 격하게 성난 감정을 표출함. 노여움, 격정.

우리는 상대방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모욕을 받았을 때 이를 참기 힘듭니다. 이러한 감정은 무척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대상이 직장 상사이거나 가족, 친구일 경우 우리의 일상과 대인관계는 위기를 맞게 되지요. 사실 친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사람보다 가깝고 무언가를 기대할 만한 관계에서 실망했을 때, 배신감을 느꼈을 때 분노를 하게 됩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월보트는 대학생 2900여 명을 대상으로 감정연구를 시행했는데 대부분의 경우 사람은 ‘내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공평치 못하다’라고 여길만한 순간 가장 분노를 느끼기 쉽다는 걸 발견하였습니다.
조금씩 쌓인 분노의 마일리지는 어느 순간 내 가족이나 혹은 상관없는 타인, 아랫사람에게 폭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이 반복되면 우리의 성향은 조금씩 충동적, 공격적으로 변하게 되지요.
어떻게 하면 우리는 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까요?

1. 우선 그 자리를 피한다.

극한 분노가 뒤덮인 순간에는 사실 나의 이성적인 뇌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됩니다. 이럴 때는 감정적인 뇌가 절제력 없이 바로 행동을 취하게 되는데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를 것 같거나, 폭언이나 실언을 할 것 같은 때는 바로 그 자리를 피하세요. 그리고 손을 씻거나 세수를 함으로써 미주신경을 자극하여 우리의 의식을 다른 곳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후엔 심호흡을 하세요. 천천히.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혼잣말을 하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2. 숫자 세기

도저히 그 자리를 피할 수 없는 경우라면 몸에 힘을 조금 빼고 1부터 10까지 숫자를 차근차근 세어보세요. 숫자를 셀 때는 천천히 숨을 쉬면서 하는 것이 좋으며 10까지 센 후엔 다시 10부터 1까지 내려오세요. 마치 감정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처럼, 이 상승과 하강을 머리에 그리면서 천천히 마음을 다스려 보세요. 

3. 묵주 같은 물건을 만지면서 참는다.

분노를 담아둘, 그 감정을 전치시킬 대상물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게 좋습니다. 묵주, 십자가를 만지면서 심호흡을 한다거나 혹은 스마트폰에 가족이나 아이들 사진을 저장해놓고 분노의 순간 그 사진을 보면서 한 템포 감정을 멈추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사실 격한 분노의 감정은 다른 놀람, 두려움, 불안 같은 감정보다 지속시간이 짧아서 중간에 딱 한 번이라도 흐름이 끊어지면 처음보다 훨씬 그 강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4. 탄수화물을 보충할 것.

분노는 세로토닌의 수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세로토닌 수치는 정상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세로토닌이 부족할 땐 필수적으로 탄수화물을 통해 이를 보충해주어야 합니다. 세로토닌의 전구물질인 트립토판이 바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해 보충되기 때문입니다. 세로토닌의 부족이 장기화되면 예민해지고 짜증을 쉽게 내며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5. 운동으로 분노를 쏟아내기

운동을 할 때 우리 뇌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중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정서적 안정감을 줍니다. 특히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긴장이나 불안을 감소시켜 짜증과 분노의 재발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가끔씩 격한 운동을 통해 도파민을 분출시킴으로써 스트레스와 공격성을 배설하는 효과를 얻게 될 수도 있고요.

유감스럽지만 도저히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화가 나는 순간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우리는 지나치게 감정에 몰입되지 말고 내가 여기서 화를 더 내고, 분노를 폭발시켜서 얻게 될 이익과 손해를 냉정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실제로 내가 이렇게까지 화가 날 일인가? 실제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를 냉정히 따져보세요. 분노를 폭발시키는 것은 그 당시 아주 순간의 카타르시스일 뿐, 직후에 오는 허무감과 공허감은 여전합니다. 어쩌면 문제를 더 복잡하게 하거나 상대방의 더 큰 분노를 감당해야 할 상황도 생긴다는 것을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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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감정은 우리 몸의 편도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뇌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편도체에서 생긴 분노의 감정을 대뇌피질에서 인지하고 억제하는 데까지는 약간의 시간차가 생깁니다. 
 편도체는 해부학적 위치상 이성적인 대뇌피질보다는 감성적인 변연계와 훨씬 가깝기 때문에 변연계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고, 한 번 생긴 분노를 감정적으로 해석하고 반복적으로 반추하다 보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욱하고 올라오는 감정적인 사고를 잠깐 멈추고 조금만 시간을 끌어도 상황을 훨씬 객관화시켜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1. 분노가 유발된 그 상황과 장소에서 즉시 벗어날 것. 

 우선 분노가 치미는 그 장소를 벗어나서 밖으로 나가 심호흡을 크게 몇 번 합니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세수를 하거나 혹은 친한 친구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전혀 다른 화제로 수다를 떠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물이나 당분이 있는 음료를 천천히 마심으로써 뇌에 일시적으로 포도당을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인 환기법입니다. 
  
2. 안정적인 방법으로 분노를 표현해보기 

 

 이러고 나서도 화가 다스려지지 않는다면 분노를 적절히 표현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욕을 하는 등 가학적인 방식으로 표출해서는 안됩니다. 솔직하고 차분하게, 정중한 어조로 화난 이유에 대해서 상대방의 이해를 구합니다. 
 물론 분노가 치밀어 오른 그 상황에서 이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은 예의와 배려의 분위기 속에서 감정을 절제하며 자신도 최대한 공감의 가능성을 열어놓게 됩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면 글로 써보는 것도 좋고, 일대일로 말했을 때 화를 참기 어려울 것 같다면 여러 명이 있는 곳에서 차분히 얘기를 꺼내보세요. 
 이 경우 가장 중요한 원칙은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자르거나 끼어들지 말고 끝까지 잘 들어준 다음,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만 합니다.

3. 사실 다른 일로 이미 화가 나있는 건 아닌가 돌아볼 것. 

 ‘그래 안 그래도 열 받는데 잘 걸렸다’는 식으로 감정을 극대화시켜서는 안 됩니다. 마일리지 쌓이듯이 분노를 쌓아두면 별 것 아닌 일로도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공격성향이 습관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날그날의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쌓이지 않도록 미리 배설해주는 것이 무척 중요하며 운동과 취미생활 등으로 이를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4. 그래 화 좀 낼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기. 

 분노라는 감정은 인간의 본능이며 우리가 살다 보면 재미있고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보다는 힘들고 스트레스에 직면할 기회가 훨씬 더 잦습니다. 사실 분노는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감정이고 대부분의 분노는 일시적이며 순간적입니다. 
 다만 분노를 느꼈을 때 연이어 따라오는 자책감, 상대방에 대한 미움과 섭섭함, 자존감, 현실적인 불안 등이 뒤섞이는 탓에 무척 복잡해지고 반복적인 짜증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지요. 
 분노의 감정에 대해 너무 복잡하고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새로운 감정을 중첩해선 안됩니다. ‘아 오늘은 너무 화가 나네, 별로구나. 집에 가서 빨리 자버려야겠다’ 하고 흘려보내야 합니다. 

 조절되지 못한 나쁜 감정과 화는 결국 쌓여서 우울을 부릅니다. 자신은 물론, 가까운 가족과 친구, 직장과 대인관계 등 내 일상을 조금씩 금이 가게 만들어 다시 불안과 우울이 심해지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위의 방법으로도 자신이 분노를 다스리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드실 땐, 꼭 가까운 곳에서 상담을 받아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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