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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이슈 - 정진석 지저분한 녀석

by Oh.mogilalia 2017. 9. 24.
  박끄네도 몬 따라가고 반기무이 따라 가지도 몬하고... 등신
전우용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부싸움 끝에 자살한 것이라는 거짓말을 페이스북에 올렸던 정진석 의원이 그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사법처리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변명글인지 해명글인지를 다시 올렸는데, 그 마지막 문장이 충격적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아무도 원망하지마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 문장을 본 순간, 의식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고등학교 1학년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하교 길에 좀 으슥한 곳에서 학교 양아치와 마주쳤는데, 그는 다짜고짜 저를 때리고 주머니를 탈탈 털어 몇 푼 안 되는 돈을 다 빼앗고는, 왜 꼽냐? 억울해? 눈 깔아 새꺄. 꼰대한테 이르면 뒤진다. 돈 좀 갖고 다녀 새꺄. 등등의 말을 내뱉고는 보내줬습니다. 그 뒤 어느 날 교무실에 심부름 갔다가 교사에게 야단맞는 그 놈과 눈이 마주쳤는데, 잠시 후 그 놈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너 공부 잘하냐? 저번 일은 없었던 일로 하는 거다. 살면서 이런 부류의 인간들을 적잖...이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양아치이기는커녕 모두가 스펙, 재산, 지위 면에서 최상위에 속하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심성은 고등학교 양아치의 심성과 중세 신분제 시대 특권 귀족의 심성이 혼합된 것이었습니다. 나는 남에게 아무리 잔인한 짓을 해도, 어떤 모욕을 줘도 괜찮으나, 남이 그 일로 불평하거나 원망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오만함이 그들의 의식 안에 단단하게 뭉쳐 있었습니다. 중세 신분제 사회에서도 이런 심성은 포악한 군주와 잔학한 귀족이나 가졌던 것이지만, 한국에선 이런 심성이 아직껏 당당하게 살아 있습니다. 인류가 신분제를 타파하고 민주적 평등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엄청난 피를 흘린 건, 자기만 사람이고 남들은 화내거나 불평하거나 원망할 자격조차 없는 개돼지라는 생각을 인간세상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정진석씨의 저 글에는, 민주사회에서 소멸했어야 할 심성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피해자에게 힘의 굴레 뿐 아니라 도덕적 굴레까지 씌우려 들었습니다. 저는 정신석씨가 쓴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읽었습니다. 우리에겐 남을 학대하고 모욕할 권리가 있으나, 너희에겐 원망하거나 불평할 자격이 없다. 게다가 너희는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자부하니, 우리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그의 글 안에, 드라마에서 본 '학교 재단 이사장 아들인 일진 깡패'가 있었습니다. 이명박 일당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기 위해 그토록 심혈을 기울인 것도, '세습 특권을 가진 양아치가 지배하는 세상'을 영속시키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민주적 개혁의 궁극적 목적은, 나만 사람이고 남은 개돼지라는 생각, 나에게는 남을 짓밟을 권리가 있으나 남에게는 나를 원망할 자격조차 없다는 생각을 완전히 소멸시키는 겁니다. 정진석씨를 비롯한 이명박 일파의 저런 생각이 '시민권'을 갖고 살아 있는 사회를,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들이 '본보기'가 되느냐 아니냐가, 민주적 개혁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겁니다. PS. 남이 베푸는 선심을 자기가 마땅히 누릴 권리라고 믿는 자들, 선한 사람의 선한 마음을 악용해 '면책특권'을 가지려는 악한 자들...이런 자들을 '용서'하는 건, '용서'라는 거룩한 단어를 능멸하는 짓입니다.

전우용
자유당이 '노무현 뇌물사건 재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한나라-새누리-자유당 국회의원, 조현오 같은 고위 공직자들, 어버이연합과 일베 등의 늙고 젊은 양아치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관해 늘어놓은 거짓말들은 하나 같이 지은 죄가 없으면 왜 자살했겠나?라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의문에 대한 답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그들은 노무현이 제 죄가 밝혀지는 게 두려워 자살했다는 생각을 사회 전반에 퍼뜨리기 위해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둥, 수십 억 원을 뇌물로 받았다는 둥, 여러 가지 거짓말을 날조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평범한 의문을 품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지인 중에 참여정부에서 상당한 직위를 맡았던 사람이 있는데, 이명박 집권 초기 본인은 물론 그 친인척들까지 뚜렷한 이유 없이 직장이나 세무 관계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어이없는 피해를 입고 인생 자체가 꼬인 사람들은 다들 이명박이 한... 짓이라고 짐작은 하면서도, 구체적 증거가 없어 대놓고 말하지는 못 했습니다. 얼마 전 국정원의 대국민 심리전에 심리학자들이 부역했다는 보도를 보고, 어쩌면 저들이 노무현 같은 사람을 상대하는 데에는 본인을 괴롭히는 것 보다는 그 주변 인물들을 괴롭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가르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정확히 알 도리는 없습니다. 누구도 이미 죽은 사람에게 물어볼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저는 그가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이 자기 때문에 받는 억울한 피해를 막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사람을 힘들게 했다."(유서 중). 그는 이명박이 책임질 일도, 자기 책임으로 돌렸습니다. 그런데 결과론이지만, 이명박은 그의 희생조차 비웃었습니다. 그가 죽은 뒤에도 그와 관계된 사람들을 계속 괴롭혔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의 희생을 애도한 사람들조차 블랙리스트에 올려 밥줄을 끊으려 들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면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모든 걸 떠안고 가면 그만 두겠지라는 생각은 인간의 금도를 지킬 줄 아는 자에게나 통한다는 걸 몰랐거나, 이명박이 아무리 사악해도 인간성의 최저선은 지킬 거라 믿었던 탓이겠죠. 요즘 정신과 의사들은 모든 자살을 우울증 탓으로 돌리지만, 그렇지만은 않을 겁니다. 을사늑약 직후에 자살한 민영환, 경술국치 직후에 자살한 매천 황현 같은 사람들이 우울증이나 지은 죄 때문에 자살했다고 보아야 할까요? 어떤 사람은 책임감 때문에 자살하고, 어떤 사람은 자결로써 저항합니다. 황현의 절명시 중 난작인간식자인()은 인간 같지 않은 것들 천지인 세상에서 사람 노릇하기 어렵구나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합니다. 자살은 때로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저항이거나 항의입니다. 저들의 거듭되는 거짓말에 현혹되어 인간 같지 않은 무리가 되지 않으려면, 지은 죄가 없으면 왜 자살했겠나?라는 의문을 품더라도, 소인배는 군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 한다는 말을 함께 떠올려야 할 겁니다. 차라리 그가 유서에 이명박 당신 해도 너무 한다라고 썼다면, 그의 죽음에서 사사로움을 느꼈을 겁니다. 그러나 그는 원망하지 마라고 했습니다. 그의 유서와 성완종의 메모를 비교해 보면, 이 말에 얼마나 깊은 비애와 철학적 성찰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더불어 이 말을 자기들이 저지른 죄에 대한 면죄부로 악용하려는 자들이, 얼마나 사악하고 천박한지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역사에서 수많은 자살 사례를 본 사람으로서 감히 말하건대, 자기 목숨을 끊으면서 원망조차 남기지 않는 건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입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사람이라면, 이런 유서를 보고는 회개하거나 가해를 중단하는 게 보통입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 사후 이명박과 원세훈 등의 일당은, '사람'이 지켜야 할 선을 넘었습니다. 저는 보통사람이 '원망하지 마라'는 뜻을 이해하기도, 그 말대로 따르기도 어렵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따르려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명박 일당이 한 짓 그대로 되돌려 주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개가 사람을 물었다고 사람이 개를 물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원망하지마라'는 고인의 유언까지 면죄부로 악용하는 '파렴치'는, 절대로 인간 세상에 남겨두어서는 안 됩니다. '파렴치'와 공존을 선택하는 건, '인간다움'이 자살을 선택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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