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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성당 거창성당은 지난 85년 9월에 혼배미사를 치른 곳이다. 가끔 처가에 와 미사 참례할 때마다 푸근한 느낌이 든다. 지금의 신부님께서 부임하신 후로 교중 미사 후 제공되는 점심이 공짜라서 좋고, 시골의 풍성함이 맛과 함께 해 더욱 좋다. 시골 성당에서 이런 큰 잔치를 매주 실시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 오늘은 지역 공소에서도 많은 신자들이 함께 한 때문인지 미사 때 성전이 가득찬 모습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았겠고, 성당 강당에서 함께 식사와 함께 담소를 나누는 공동체 모습도 너무 좋아 보인다. 내가 사는 울산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모습이다. 우리 본당에서도 한때는 교중미사 후 베다니아라는 성전 옆 빈터에서 차와 다과를 나누며 짧은 시간이나마 형제들과 담소하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이런 모습이 사라.. 2004. 11. 21.
한 사람의 강도만이 예수를 왕으로 알아보다. 한 사람의 강도만이 예수를 왕으로 알아보다. 오늘은 연중 제34주일로서 한 해 전례력의 마지막 주일이며,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다. 오늘 축일을 정확히 말하면 ‘우주의 왕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대축일’(Domini Nostri Jesu Christi, Regis Universorum Solemnitas)이다. 오늘 축일은 1925년 교황 비오 11세가 회칙 ‘과스 프리마스’(Quas primas)를 통하여 제정하였다. 1925년은 325년 가톨릭교회의 첫 공의회로서 ‘니체아 신경’을 선포한 니체아공의회 개최 1,600주년의 해였다. 교황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말미암아 무참하게 파괴된 참담한 세계상을 니체아 신경을 바탕으로 다시 세우고자 했다. 교황은 우주와 세상의 참된 자유와 평화, 그리고 안정.. 2004. 11. 21.
가르침... 그녀의 이름은 탐슨입니다. 그녀는 5학년 학생을 맡은 첫날 학생들 앞에서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그러하듯 그녀 역시 자기 반 학생들을 보며 그들 모두를 다 똑같이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테디 스타더드라는 작은 소년이 앞 줄 자기 자리에 풀 죽은 상태로 앉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세스 탐슨은 테디를 1년 전부터 지켜봤는데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는 잘 어울리지 않으며 옷은 꾀죄죄하고 지저분한 아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아이는 호감이 가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실제로 미세스 탐슨은 그 아이의 시험지에 굵고 빨간 펜으로 굵직하게 x 표를 하고는 시험지 상단에다 커다란 "F"자로 점수를 적는 것을 즐기곤 하였습니.. 2004. 11. 20.
부활(復活)은 소생(甦生)과 다르다. 부활(復活)은 소생(甦生)과 다르다. 예수님의 그리 길지 않을 예루살렘에서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복음에 아주 드물게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등장하고, 예수께서 이들과 함께 부활에 관하여 논쟁을 벌인다. 사두가이파 사람들은 누구인가? 당시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대항자로서 잘 알려진 사두가이파 사람들은 기록된 율법, 즉 모세오경만을 받아들여 모세율법의 자구(字句)를 고집하였으므로, 바리사이들이 중시하는 구전(口傳)의 법(法)을 인정하지 않았다. 교의적(敎義的)으로는 영혼의 불멸이나 육체의 부활 및 천사와 영적 존재를 믿지 않았고(마르 12,18; 루가 20,17; 사도 23,18), 오직 부유한 평안만을 추구하였다. 실제로 사제(司祭)들을 포함한 부유층과 귀족계급들이 이에 속하였고(사도 4,1; 5,17).. 2004. 11. 20.
감기가 심한데... 어쩌다가 5시도 안되어 눈을 떴다. 문틈 새로 들어오는 불빛이 보이길래 내다보니, 역시나... 못난 서방과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콜록이며... 며칠 째 아내가 감기로 고생이다. 잦은 기침과... 걱정이다. 몸도 정상이 아닌데... 괜한 걱정이겠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괜히 가슴이 아프다. 이번 감기가 독하다고는 하지만... 역시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나 보다. 아프기 전에는 감기하고는 거리가 멀던 사람이었는데... 우야꼬???? 오후엔 아내와 막둥이 둘과 함께 처가에 가기로 했다. 월요일에 아내가 서울로 가서 정기 검진을 위한 CT 촬영 등을 해야 하는데 울산에서 출발해서는 오전 검진을 받기가 힘이 들고, 혼자 처가를 들러 서울로 가게 하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고 어른들도 뵙고 인사도 .. 2004. 11. 20.
참으로 ‘보는 자’ 참으로 ‘보는 자’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예리고의 소경에게 광명을 주신 기적사화를 들려준다. 예수님의 일행이 그럭저럭 예리고(예루살렘 북동쪽 36Km 지점)에 당도했다. 예수님의 당도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며, 길에서 구걸을 하던 소경 한 사람도 그 소식을 듣게 된다. 마르코는 이 소경의 이름을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마르 10,46)라고 밝히고 있다. 소경을 앞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나자렛 예수가 왔다는 말만 듣고 일단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는 사람들의 조용히 하라는 꾸짖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큰소리를 질렀다. 소경의 부르짖음이 예수님의 귀에 도달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이미 마음으로 예수를 믿고 있었던 소경은 결국 자신의 믿음으로 광명을 찾는다.(42절.. 2004. 11. 19.
맛과 냄새 등에 관한 말들 고교 연합고사로 20여일 남았다. 책을 뒤적이다 중3 생국 부록에 있는 '맛과 냄새와 관련된 말'들을 정리해 둔 부분을 보다가 우리말이 역시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며 여기 정리해 본다. =================간간하다 : 입에 당기게 약간 짠 듯하다.감칠말 : 음식이 입에 당기는 맛고소하다 : 볶은 참깨나 참기름 같은 맛, 냄새가 난다.구수하다 : 맛, 냄새가 비위에 좋다.느끼하다 : 기름기가 너무 많아 비위가 거슬리다. 달곰삼삼하다 : 조금 달고 삼삼한 맛이 있다.달곰새금하다 : 조금 달고 새금한 맛이 있다.달곰쌉쌀하다 : 조금 달고 쌉쌀한 맛이 있다.달보르데하다 : 조금 연하게 달콤하다.달착지근하다 : 조금 달콤한 맛이 있다. 담박하다 : ① 맛이 산뜻하다. ②아무 맛이 없고 싱겁다.담백하다 :.. 2004. 11. 17.
신뢰 없이는 열매도 없다. 신뢰 없이는 열매도 없다. 오늘 복음은 ‘금화를 맡은 종들의 비유’를 들려준다. 이 비유는 마태오복음의 ‘달란트를 맡은 세 종의 비유’(마태 25,14-30)와 흡사하다. 그러나 두 비유를 잘 살펴보면 많은 차이점이 드러난다. 우선 마태오복음의 비유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21장), 최후의 만찬을 목전에 두고 ‘충성스런 종과 불충한 종의 비유’(24,45-51), ‘열 처녀의 비유’(25,1-13), ‘최후의 심판 비유’(25,31-46)와 함께 발설한 것으로 되어있다. 이는 임박한 종말의 시작과 인자의 재림을 다루는 주제에 전체적으로 편입된다. 마르코복음도 이와 비슷한 위치에서 오늘 복음의 비유에 걸맞은 몇 구절을 기록하고 있다.(마르 13,34-36) 이에 비하여 루가는 오늘 복음의 비유를.. 2004. 11. 17.
오직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하여 오직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하여 떨어지는 낙엽의 계절과 더불어 교회의 전례력도 이제 그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늘 주일과 다음 주일인 그리스도의 왕 대축일을 지내고 나면, 교회의 전례력은 올해에 이별을 고하고 대림절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것이다. 이렇게 한 해의 마지막에 다다른 교회의 전례력에 발맞추어 평일 미사와 주일 미사에서 선포되는 독서와 복음 말씀은 종말론적이고 묵시(默示) 문학적인 성격을 아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종말과 묵시적 성격이란 세상이 이제 그 마지막에 직면하여 드러내거나 맞이하게 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말한다. 계시(啓示)라는 개념이 ‘시작’과 관련하여 새로운 것과 감추어져 있던 것이 드러난 것이라면, ‘종말’과 ‘묵시’와 관련하여 드러나거나 맞이하게 될 일.. 2004. 11. 17.
지윤이 수능 시험 아침 6시 기상. 매일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멍한 상태에서 드리는 아침 기도를 바치고 방을 나서자, 매일 늦잠을 자는 둘째인 아들녀석(고1)이 난데없이 일어나 화장실로 세수하러 가는 장면을 보고 놀랐다. 저거 누이 시험 잘 치르라고 격려차 일어난 게 아니라, 저거 선배 응원하러 가기 위해서란다. 참~ 하지만 이해되는 대목... 6시 15분경 딸아이는 벌써 일어나 세수 다하고 머리 말리느라 거울 앞에 섰고, 아내는 음식 준비로 한창... 대문 밖 신문을 주워들고 화장실로... 무려 30분을 보냄. 세수까지... 나와보니 아들녀석은 벌써 가 버리고 없고, 딸애는 벌써 아침 다 먹어버려 혼자 국에 밥 말아 후루룩.... 아내는 딸아이에게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함께 기도하고... 7시 15분경 집을 나섰다... 2004. 11. 17.
‘오늘’내가 드리는 기도는... ‘오늘’내가 드리는 기도는... 오늘 복음의 ‘과부의 끈질긴 간청을 들어주는 거만한 재판관의 비유’는 루가복음에만 있는 고유사료이다. 비유의 소재는 루가가 즐겨 주제로 삼아 보도하는 기도에 관한 것이다. 그것도 인내와 끈기를 동반한 기도의 자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의 중요한 점은 비유자체의 이야기에 있다기보다는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라는 제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격려에 있다. 그것은 오늘 복음이 기도에 대한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종말(8b절)을 대비한 유비무환의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비유의 내용처럼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언제나 기도하며 용기를 잃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도하는데 있어서 얼마만큼 인내와 끈기를 가져야 하는 것인가? 오.. 2004. 11. 16.
눈 뜬 소경 오늘 새벽 미사 참례를 아내와 함께 했다. 강론에서 신부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리고의 소경과 같이 참된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한다시며, 우리의 삶 속에서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했던 하느님의 은총을 찾아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한 주간을 살아보면 어떨까 하시는 말씀.... 성가를 부르며 코끝이 찡하기도 했다. 오늘 하루도 축복받은 날이 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오늘도 학교에서는 끊임없는 전투로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잠시 틈만 보이면 난장판이 된다. 후~ 굳건한 믿음과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현장이다. 2004.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