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나라의 중행문자라는 사람이 모함을 받아 도망을 가게 되었습니다.
워낙 일이 급하여 시종 한 사람과 먼저 떠나면서 그를 태울 수레는 준비가 되는 대로 뒤따라 오도록 하였습니다. 길을 가던 도중에 어떤 마을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함께 도망치던 시종이 말했습니다.
"이 마을의 현감은 주인님의 옛 동료가 아닙니까? 여기서 쉬다가 곧 뒤따라 오는 수레를 타고 가시는 것이 어떨는지요."
중행문자가 말했습니다.
"내가 예전에 음악을 즐겼을 때 그는 나에게 비파를 보내주었고, 내가 패옥을 좋아할 때 그는 옥반지를 보내주었다. 그는 나의 잘못을 충고하려 하지 않고 항상 나의 감정에만 영합하려 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나를 해칠까 두렵구나."
중행문자는 이렇게 말하고 급히 그 마을을 떠났습니다. 과연 현감은 그를 잡으려 했고 뒤따라 오던 수레를 잡아 진의 군주에게 바쳤습니다.
어려울 때 나를 위로해 주는 친구가 좋은 친구입니다. 어려울 때 격려해 주는 친구도 좋은 친구입니다. 그러나 항상 나의 기분을 맞추려는 친구는 조심해야 합니다. 그는 나보다 내가 가진 어떤 것을 더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가장 좋은 친구는 내가 잘못했을 때 나의 잘못을 엄중히 지적해 주는 친구입니다.
出典 : [도시를 걷는 낙타]에서
이어지는 잡념
좋은 친구가 되지 못하고 좋은 친구가 없다고 푸념하며 지내는 요즘이다.
학교에서 신발장 위치가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하는 데다가 성격 탓에 스스로 섬을 만들다 보니, 뒷자리로 밀려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잦다.
가끔 전직원 회식을 갈 때면, 내 옆에 같이 앉을 사람을 먼저 찾는다. 미리 그런 자리를 챙기지 않고 엉뚱한(?) 자리에 앉다 보면 다른 선생님들한테 괜히 미안해지곤 한다. 그러다 보니 나와 비슷한 증세(?)를 가진 사람을 먼저 찾게 되고...... 그러다 술 한 잔 때문에 혼자 마음에 상처를 내기도 한다.
하나하나 준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한데, 아직 비워내지 못한 욕심이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씁쓰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