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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080531

by Oh.mogilalia 2008. 5. 31.

제3중대 168번 오승목 훈련병 

보내는 사람 아부지 오종면


사랑하는 아들아, 

오늘 훈련도 무사히 잘 마쳤겠구나. 더위에 고생이 많다. 

요즘은 정말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것 같구나. 네가 보고 싶어 그런 것 같다. 네 볼 날을 손꼽아 가다리느라 지칠까 두렵구나.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달콤한 주말이다. 너도 지금쯤은 편안하게 쉬고 있는지? 

그동안 어무이께서 성당 일로 바쁘신 걸 핑계(?) 삼아 어제 술 한 잔 묵고 또 엄마하고 잠시 다투었다. 지금은 벌씨러 화해했으니 걱정하지 말거래이...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지 뭐. 어쩌면 이 작은 다툼이 마음에 맺힌 걸 풀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너거 어무이랑 아부지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어 버렸나 보다. 워낙 자주 다투다 보니... 히히~ 

한가한 토욜 오후 시간이라 동생들 협박해서 글 남기게 하께. 시~작!! 

[가브리글] 형 안녕! 형 군대 에서 군대 활동잘 하고 있나? 오늘 5월31일.오늘 학교에서 알뜰시장 놀이 해서 물건많이 바꿨다. 형이 온다면 원카드하자 

[지금부터 요한이 글] 형 안녕? 나 요한이다. 군대에서 훈련은 잘 받고 있나? 우린 잘지내고 있다. 많이 안덥나? 여기도 더운데 훈련하면 푹푹 찌겠네... 형! 나 오늘(토요일 5월 31일)학교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햄하고 옥수수하고 마요네즈하고 계란 흰자 노른자를 넣어서 먹었더니 진짜로 맛있더라! 형은 밥 어떤거 먹어? 군대에 대해서 좀 알아야 속이 조금이나마 편해지는것 같아서 그래. 또, 총은 만져봤어? 나도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역시 안되지 형 빨리 휴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같이 원카드나 한판 하자. 가브리가 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어쨌든 잘지내! 

[지금부터 어머니 글]아들아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제? 어젠 사제성화의 날이라 9지구 모든 신부님과 함께 우리 본당에서 미사 봉헌 했다. 마치고 나오다가 서진영 신부님을 뵜는데 아들 안부를 물으시더구나. 아마도 헌병으로 복무하게 될 것 같다고 했더니 전경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더구나. 주일미사는 참례하고 있는지 또 그곳에서 드리는 미사는 어떤지 궁금하구나. 수녀님께서도 어린이 미사 때 도미니코 생각 많이 나신다면서 기도하고 계신단다. 우리 아들은 복도 많재. 요안나 아줌마, 총명이 어머니께서도 네 소식을 물으시더구나. 아들 우리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살자꾸나. 보고싶네...우리 아들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엄마글 끄~읕] 

오늘은 여기까지... 

누나는 알바라 집에 없다. 

오목을 사랑하는 막둥이들과 어무이와 아부지가 씀. 080531 必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