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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080623

by Oh.mogilalia 2008. 6. 23.

특기병 1중대 3소대 6생활관 54번 오승목 이병


아들 오목!!!


  어제 전화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신교대 카페에 보낸 마지막 편지에는 퇴소식 때의 아쉬움을 얘기했건만, 네가 퇴소식에서 상을 받았다는 말에 얼마나 자랑스웠는지 모른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애를 쓰는, 네 장한 모습을 상상하며 코 끝이 찡했다. 아버지가 너무 엄하게, 늘 꾸지람으로 그리 잘 키운 것 같지는 않았는데 당당한 거목과 같이 성장한 네 모습에서 고마움과 함께 크신 분의 은총을 새삼 느끼게 되는구나.

  오늘 입교식을 치렀겠구나. 후반기 교육도 새로운 전우들과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잘 치러 내길 기대한다. 자대 배치에 관한 궁금한 점도 이민수 지도관님의 답변 말씀으로 깨끗이 해소되었다. 7월 4일 경에 자대 배치가 이루어지고, 7월 7일 경에 지도관님들께 전달이 된다니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반기 교육이야 신교대만큼은 힘들지 않을 거라 생각하니 여러 가지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카페에서 뵙게 되는 지도관님들의 따뜻한 배려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시는구나. 지난 신교대 때와는 달리 속 시원한 답변들이 곧바로 올라오니 더더욱 그러하단다.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라 생각한다. 그 분들의 가르침에 순응하며 교육에 충실하게 임해 자랑스런 헌병으로서의 멋진 모습을 기대하마.

  이제 아버지 학교도 다음 주 기말 고사를 치르고 나면 7월 17일에 방학식을 갖게 되는 등 마무리가 한창이다. 대전 작은아버지한테도 어제 전화를 드려, 네 면회를 위해 12일에 대전에서 자기로 하고, 13일 새벽에 종행교로 네 면회 갈 계획도 세워두었다. 자대 배치 후의 면회도 방학 중이라 어렵지 않게 해 낼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구나. ㅎㅎ~ 오늘 입소식한 녀석을 놓고, 여러 가지 계획이 너무 앞서는 것 같구나. 하지만 이런 계획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요즘의 낙이라면 어쩔 수 없지 않겠냐?

  요즘은 막둥이 동생들도 이번 주 26일에 기말 고사라면서 공부하느라 저들 나름대로 열심이다. 요한이는 이번에도 1등을 목표로, 오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물론 아버지가 깨웠지만...) 책상에 앉아 뭔가를 하고, 가부리도 뭔가를 해야하긴 하는데 뭘 어쩔 줄을 몰라 이리저리 왔다갔다... ㅎㅎ~ 짜슥들... 누나도 아직 기말 고사 중이라 새벽까지 공부... 어무이는 이번 주 수요일까지 성체신심 세미나 도우미로 바쁘시구나. 며칠 내로 수녀님께 이곳 카페 주소와 편지 쓰는 방법, 그리고 종행교 주소도 알려드려야겠다. 어제는 금호, 명균이, 변수은(?) 등 몇몇 네 싸이 자주 찾는 친구들한테 네 주소도 알려주었다.

  아들 오목!! 좋은 시간, 좋은 분(전우 포함)들과 즐거운 생활 되길 기도한다. 오늘은 이만 줄이마. 必勝!! - 이곳 종행교 경례 구호는 뭔공?                 

080623   아부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