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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080611

by Oh.mogilalia 2008. 6. 11.

제3중대 168번 오승목 훈련병

보내는 사람 아부지 오종면


아들 오목!! 오늘 너의 두 번째 편지 받았다. 한 마디로 큰 남자된 것 같은 네 모습을 보고는 무척 기뻤다. 네 편지에 담긴 가족들에 대한 배려는 너거 어무이, 누나, 막둥이들 모두가 넉넉한 마음으로 걱정없이 너를 지켜 볼 수 있게 해 주었단다. 몇 번을 읽으면서도 지금껏 같이 있을 때 느껴보지 못했던 큰바위 같은 든든함... 이제 아부지는 별 걱정없이 너를 여유롭게, 느긋하게,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역시~ 맏상주 내 아들놈... 그런 무언지 모를 거시기(?)함으로 편지 읽는 내내 흐뭇했단다. 후반기 교육 부분도 억지 차출되었으면 우야꼬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아부지가 생각도 못했던 여유로움으로 맞선 너의 깡생깡생(?)에 지금껏 가졌던 안스러움도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구나. 정말, 너무 멋지구나!!! 전에도 네게 이야기했지만 아부지가 갖는 미안함이나 쪽팔림(?)을 한 순간에 날려 버린 너의 깔끔한 결정은 이 글을 쓰는 지금 (ㅎㅎ~ 사실은 오늘 운동하고 몇몇 고마운 선생님들과 한 잔 하고 와서 조금 알딸딸하지만... ㅎㅎ~ 덕분에 할 말도 많아진 것 같네... 술묵은 사람 공통분모인 같은 말 반복해도 지루해 하지 말거라.... ㅋㅋ~)도 자랑스럽다. 아부지 빈말, 내지는 아부성 발언 못하는 건 니도 알제? 좀전에 너거 어무이가 막둥이 녀석들 두 놈 귀 후벼주시고는 글 쓰고 있는 아부지 곁에서 훌라후프 돌리시면서(너거 어무이 뱃살은 생각보다 많이 빠지셨단다....) 하시는 말씀.. 曰 \"오목!!!  휴가 나오먼 귀 꼭 후벼줄께.... \" 하신다. 아~ 글고... 요 며칠 사이에 아부지 초임 때 제자들이랑 우째 통화도 했는데... 전에 우리 부산에 살던 곳(온천2동 럭키아파트...) 근처에 아부지 제자인 딸아이 녀석(?...  이 놈들도 벌씨러 40대 초반이네...)이 왕새우집을 열었는데... 녀석이 재주가 좋은지, 손님들이 엄청 많나 보더라... 모 포탈사이트 검색에 사진도 함께 나오는 걸 보면 말이다. 그 녀석(?)이 그런 일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새우 좋아하는 우리 오목이가 생각나면서... 니 휴가 나오면 어무이 몰래, 누나 몰래, 막둥이 동생들 몰래... 아부지랑 딱 둘이서만 거기 가서, 니가 묵고 싶어하는 시원한 맥주랑, 통닭도 시켜 놓고 묵고싶은 거 골라 묵어보자꾸나. 아부지는 쏘주가 좋다만... ㅋㅋ~ 그라고 네 편지에 대한 답변을 하나하나 엮어 보꾸마.... 1. 생일날 받으신 선물 = 네 편지. 정답이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2. 종행교 및 면회 관련.... = 아부지가 누고? 한때 울산에서 제일 잘 나가는 컴퓨러 관련 짱아인가베.... 이거 관련해서 궁금한 점... 네 이야기로는 후반기 교육이 4주라했는데, 육군본부 홈페이지 정보로는 5주 교육이라는구나... 헷갈려... 3. 아부지가 걱정하던 청량음료 효과 = 허허~ 고맙다. 아들아.... 4. 네 생일날 사이버 편지 엄청(열 통???) = 누나 아직 안왔는데... 오늘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온다네... 오면 네 편지 보여주께.... 5. 엄청난 선물 = 사격 만발(점)... 이건 이미 아부지랑 통화하기 이전의 이야기네.. 그쟈???  근데 아부지가 그 동안 아들녀석들 군대 보내신 부모님들의 모임 카페에 가입해서 몇 가지 정보 얻은 것들 중에는 잦은 면회나 외출은 다른 동기 내지는 선임들이 대신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는 야그도 들었걸랑... 그랑께 이 부분은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이미 야그했다아이가? 맞제? 넘어간다이~ 근데 사실은 자주 보먼 좋쥐... 진짜다... 짧은 외출보다는 참고, 참고, 참고, 참고..... 기다리다가, 단 하루만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큰 거를 위해 스스로 자제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아부지도 공감!!!  6. 지난 번 아부지 편지 내용처럼 열심히 하면 갈 수 있는 곳(?)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 = 감동, 감동, 感動!!!  7. 짧은 순간이지만 편지 쓴 그 날(6월 3일) 저녁 시간만큼 여유롭게 지내면서 기분 좋다니 더 바랄 것 없다. 끝으로 네 말대로 우리 가족 모두는 네 염려 덕분에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단다. 필승!!! 허허 짜슥.. \'반드시 必\' 자는 맞는데 이길 승(勝)는 그렸더구만... ㅎㅎ~  080611 사랑하는 아들 오목에게... 아부지가  다시 한번.. 必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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