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병 1중대 3소대 6생활관 54번 오승목 이병
아들 오목!!!
주말 잘 지냈냐? 금요일 저녁에 계모임 참석해서 과음한 탓에 토욜 하루종일 잠들어 있다가 비몽사몽 간에 전화를 받는 바람에 아부지 목소리가 푹 잠겨있어 반가움이 묻어나지 않아 실망하지나 않았는지... 괜히 마음에 걸린다. 너거 어무이는 목욕 가셔서 전활 받지 못했구나. 어제는 아버지 후배(세영이 아부지)한테 전화 왔었는데, 세영이는 경기도 가평, 야수교에서 후반기 교육 중에 면회를 갔었나 보더라. 너보다 딱 2주 먼저 입대했는데, 괜시리 부러운 거 있제? 세영이는 양평 근처에 자대 배치 받았나 보더라. 너도 우야든동 집 가까운 쪽에 배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제 TV에서 JSA 근무하는 헌병 병사들 관련 72시간 다큐멘터리를 보고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군인들 생활에 왜 그리 관심이 많이 가는지... 네가 거기서 근무하는 모습이 비춰지기도 하던데... 혹 거기 배치되면 우야꼬 하는 생각도 들었고... 다른 한편으로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어디에서든 무난하게 잘 살아가는 네 모습으로 해서 두려움 같은 건 없다. 작년 대학 생활로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별로 느껴보지 못했던 너의 존재감이 이번 군입대로 아부지는 너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다른 한편으로는 존경심(?)마저도 느끼고 있단다.
사랑하는 아들 오목!!
늘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마이 묵고, 뭐든 열심히 하고... 요즘 아부지가 컨디션이 별로인가 보다. 별로 할 말이 없네. 일부러 줄 간격을 늘였다. 우야든동 한 바닥은 채우고 싶어서...오늘은 여기까지만... 忠誠!!
PS : 네 싸이 방명록에 친구 주소가 올라와 있어 첨부한다.
712-721 경북 경산시 남천면 협석리 85번지 제2수송교육단 수송4중대 3소대 이병 신동재
080630 아부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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