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중대 168번 오승목 훈련병
보내는 사람 아부지 오종면
아들 오목!!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다. 주말 이틀 동안 아부지가 편지 빼 묵었더니만, 토욜에는 누나가 한 통 남겼네. 다행이다. 너네 둘은 특히 사이 좋게 잘 지내니 아부지로서 고마울 따름이다. 너무 엄하게 너희를 키우다 보니... 지금에서야 많이 후회가 된다. 재작년 아부지 학교 생활이 힘들어 대책없이 그만 두려고 할 때 너거 어무이가 마음 고생을 많이 했지만, 영성의 집에 올라가서는 특히 너거 누이 생각하면서 가슴이 아파서... 그때 전화 통화하면서 얼마나 눈물 흘렸던지... 요즘은 너한테 미안한 생각 뿐이다. 아부지가 아부지 노릇을 제대로 다하지 못한 것 같아... 마구 몰아세우기만 했지, 제대로 이해하려는 생각은 부족했고, 아부지가 정해 놓은 틀에 너희를 끼워 맞추려만 했으니... 하지만 곧게 자라 준 게 고마울 뿐이다. 너의 고뇌와 너거 어무이 기도와 크신 분의 은총이란 걸 잊지 말아야겠다. 막둥이들한테도 잘 해야지... 토욜 막둥이 가부리는 그 전날 현충일날부터 얼마나 쏘다니며 뛰었는지, 일요일 어제 밤까지 열로 몸이 후끈~ 달아 오른데다가(제법 뜨거웠는데... ㅋㅋ~) 오른쪽 허벅지 마저 아프다고, 저도 힘들고 아부지도 힘들게 하더니만, 오늘 아침에 조금 나아졌는지 신나게 학교에 가더구나. 녀석도 참~ 요한이는 늘 아부지 눈치 보며 요령껏 잘 해 내고 있단다. 내일부터 또 비가 온다는데, 훈련이 더 힘들어지겠구나. 그럴수록 깡으로 밀어붙여야겠지. 깡생깡사가 아니고 깡생깡생! ㅎㅎ~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한결같은 속도로 흘러가지만 너를 포함한 훈련병을 자식으로 둔 모든 부모님의 마음처럼, 아부지에게도 올해는 특히 시간이 무척 더디게 가는구나. 보고 싶다. 이 헤어져 있는 시간들이 마음을 축~ 쳐지게도 하지만 곁에 있을 때 몰랐던 여러 가지... 부자지간의 정, 가족의 소중함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해 준다는 점에선 고맙게 생각해야겠다. 좋은 시간이 되길 기도하마. 오목, 홧띵구!!! 080609 아부지 씀. 必~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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