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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계

아들이 보낸 편지

by Oh.mogilalia 2008. 5. 25.

지난 일요일 학교 직원 결혼으로 대구에 다녀오니

오목한테서 전화 왔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 가지 궁금했었는데...

 

오늘 편지가 왔다.

입대 후 306보충대에서 보낸 사복 소포 받을 때 들어있던 편지 1통, 

그리고 오늘 신병교육대에서 보낸 글...

 

너무 반가워.... 오늘 녀석 생일인데도...

그나마 편지가 와서 무척 마음이 놓인다.

 

편지 내용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누나, 그리고 말썽쟁이 동생들. 다 잘 계십니까? 

저는 잘 있습니다. 물론 하루하루가 고되고 힘들긴 하지만, 강인한 체력을 기른다는 생각으로 힘들어도 기쁜(?) 마음으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곳 군대에는 걷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에 군대의 생명이라는 \'각\'이 잡혀 있어서 차렷, 열중쉬어 등등... 사소한 행동을 하는 데도 힘이 많이 들어가서 알이 안 배긴 곳이 없습니다. 

한달 간 이렇게 빡세게 해서 몸짱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3중대 4소대 10생활관인데, 생활관의 대장인 책임 분대장을 하고 있습니다. 

조교님이 저를 좀 잘 봐 주셨는지, 소대장 훈련병으로도 추천을 해 주셨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특기가 헌병입니다. 훈련 5주를 마치고 나면 종합행정학교에서 4주간 후반기 교육을 받고 자대로 갑니다. 자대 배치 받은 후 3~4달 정도가 되면 4박 5일 위로 외박을 나갑니다. 

지금 여기 훈련소에서 잘 하면, 1~6 등까지는 1박이 더 붙는다던데... 

그걸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편지 쓸 시간이 평일에는 잘 없어서 지금 편지 쓰기 시작한 게 3일 전인 거 같습니다. 내용이 뒤죽박죽이라도 이해 바랍니다. 

방금 저는 소대를 관리하는 소대장 훈련병이 됐습니다. 

아, 오늘 전화시켜 준댔는데 안 시켜주네요. 

아~ 할 말이 너무 많은데 머리가 복잡합니다. 

저희 사단을 소개하자면 30사단인데 연예인 천정명이 있습니다. 천정명 조교인데, 요즘 가끔 보입니다. 저희 중대가 아니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가끔 봅니다. 

저희 부대는 필승부대인데 경례 구호 역시 \'필승\'입니다. 뭔가 멋지네요. 

동기들이랑 같이 생활하는 것도 재밌고... 지금껏 제 얘기만 했는데 가족들은 다 잘 있는지요, 보고 싶습니다!!!!!!!!!!!! 

시원한 물도 잘 못 먹고, 과자는 꿈이고, 그나마 아이스크림은 가끔 나와서 좋지만, 집에 있을 때가 그립네요. 

맨날 싸우는 동생들, 우리 아부지 어무이, 누나, 흑흑. 4달을 기다려야 볼 수 있겠네요. 으아~ 누나는 기말고사 준비 슬슬하겠고....동생들은 아직 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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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가 지났네요. 편지 쓸 시간이 정말 어중간해서... 

아무튼 다 보고 싶어요. 

아버지와 함께 쏘주!!도 먹고 싶고 맥주도... 하하!

아, 계속 쓰려니... 할 말이 떠오르질 않네요. 또 편지하겠습니다.

더워지는데 더위 안 먹게 다들 조심하시고.. 여긴 엄청 덥습니다.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2008년 5월 25일  생일 3일 남았네...

3중대 4소대 10 생활관 168번 훈련병 오승목!

필!승!

ps. 2... 30사단 카페 가면 사진 있어요. 다음카페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