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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굴대회 10월 모임

by Oh.mogilalia 2004. 10. 30.

교직 20 여년...

28살에 첫발령... 올해 벌써 국산나이 50... 킥~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나이 마흔 되던 해인 1994년에 만든 모임...

벌써 10년이 지났다.


오늘 박재포 샘이 아파트를 팔아치우고 과감하게 반천 쪽으로 이사하시고 집떨이 겸 굴대회 정기 모임을 가졌다.


오후 5시 30분 경에 차에서 내리자 먼저 맑은 공기가 상쾌함을 느끼게 한다. 코 안으로 파고 드는 서늘한 기운과 함께 아싸한(?) 시골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물론 도시 외곽이라 우리 어릴 때의 그런 시골 내음새는 아니더라도, 그나마 구석구석에 묻어나는 정경은 새로운 느낌이기에 충분했다.


먼저 집에 들어서자, 추어탕 끓인다고 옛날 시골 가마솥에 불을 지피는 주인 박씨 아저씨의 설익은 솜씨는 매캐한 냄새와 함께 매운 눈물을 흘리게도 하고, 넓은 채전밭은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며 나중에 술먹고 오줌누기 좋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키~ 


오늘의 메뉴는 장어구이와 쏘주.... 솜씨 좋은 알짜회 아저씨들의 배려로 우리는 느긋하게 왼손에 깻잎 두어 장 들고, 오른손엔 집어올 장어를 노리는 젓가락을 든 채 불판 만을 노려 보고 있다가...누구 눈치 볼 것 없이 잽싸게 집어서는 소주잔과 함께 입안으로 사라지는 저 부드러운 맛... 지금은 물린다. 


한동안은 '장어'란 말만 들어도 올릴 것 같다. 

마당 이쪽저쪽에 뒹구는 소주병을 헤아리다, 밤 깊어 싸늘한 기운을 느끼자 가마솥이 있는 부엌(옛날 머슴방)으로 가서 불을 지피며 늦가을(?)의 정취도 맛보았다.


마지막으로 추어탕에 땡초를 넣고 밥을 말아, 터져 나올 것 같은 배를 보면서도 한 그릇 뚝딱 해 치우고 일어 섰다.


주인 박씨 아저씨는 황토방 꾸며 놓았으니 군불 때고 하루밤 놀다 가라고 성화지만, 어렵사리 뿌려치고 왔다.


흠~ 죽겠다. 배가 너무 부르네...


내일은 또 단풍 놀이 가야한다. 이래저래 살맛 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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