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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080615

by Oh.mogilalia 2008. 6. 15.

제3중대 168번 오승목 훈련병 

보내는 사람 동생 오종면


안녕, 오목!! 막 미사 참례하고 왔다. 막둥이 둘은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어무이는 주무시고... 잠꾸러기 너거 어무이. 몸이 불편해서 그런 건 아니니 걱정 말고... 요즘도 새벽 기도부터 시작해서 다음 주부터는 우리 본당에서 성체신심 세미나가 열리는데, 너거 어무이가 봉사자로 활동하실 것 같아 더더욱 기도에 매진하고 계신다. 그러니 잠이 부족할 수밖에... 물론 너에 대한 기도가 가장 우선시 될 거라 믿고 있제? 아부지도... 어제는 아부지 초임 근무지 제자 녀석들이 거창에서 동문회 한다고 초청했는데, 안 갔다. 가끔 봐야 그립고 그렇지... 자주 보면 좀 그렇지 않겠냐? 그래서 일부러, 참고 안 갔다. 너거 어무이는 다녀 오라는데도... 근데, 가끔 생각해 보면, 초임 시절이라 아는 것도 부족하고 해서, 제대로 선생 노릇도 못한 것 같은데... 재작년 대구에서 동문회할 때 다녀 왔을 때, 녀석들은(하기사 벌써 40대 나이들이라 녀석들 하기도 좀 그러네... ㅎㅎ~) 부담 갈 정도로 은혜로운 스승으로 대해 주니 미안한 마음이 컸었고, 그 때문에도 자주 가기는 꺼려지는구나. 그래서 안 가고 집에서 그 녀석들 카페에 들어가 사진들만 구경하면서 추억 더듬으며 지냈다. 옛날 한문 가르칠 때, 三人行에 必有我師焉이라 캤는데, 세 사람이 길을 가는데(인생길...)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라는 말이다. 너도 아부지가 보기엔 학교 생활은 공부 빼고는(?) 꽤 잘 한 것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만, 거기 신교대 생활에서나 후반기 교육, 그리고 자대 배치 받고 난 후에도, 지금까지처럼 전우인 동시에 스승이 될만한 사람으로 여기면서 정성을 다해 대하면서 살아가리라 믿는다. 어제는 놀토라 막둥이들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먹을 거 좀 싸들고 강동 바닷가에 바람 쐬러 다녀왔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파도가 높아 차 안에서 잠시 바다 구경하고 돌아왔다. 가부리는 과자 먹고는 바로 증상이 나타나, 어제는 녀석의 등을 제법 여러 차례 긁었다. 벌써 덥다고 자다가도 몇 번씩 일어나 등 긁어 달라카고.. 그래서 어제부터 선풍기 끄집어 냈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꽤 선선하구나. 그곳은 어때? 오후에는 본당 족구대회가 있어 아부지가 또 가 봐야한다. 그래도 올해는 11구역의 뛰어난 선수들이 몇 안 나온 틈을 타서 귀중한 1승을 올리곤 연전연패이다. ㅋㅋ~ 오늘도 나가봐야 뻔하지만... 그래도 가서 놀다 와야지... 맛난 막걸리랑 순대에다 과일들도 제법 준비된단다. 묵고 싶제? 아부지가 이리 약 올려 되겠나 몰러.... ㅋㅋㅋ~ 조금만 더 참아라. 이번 주에 퇴소식을 하게 되겠구나. 크신 분의 뜻에 맞게 기다려야겠지... 종행교에 가면 우쨌든 면회가 보장되어 있으니 그때는 이 마음이 다소 해소가 되리라 믿는다. 글쓰는 동안 벌써 이놈들은 게임 끝내고, 밖에 나가 놀 궁리하고 있다. 앉혀서 몇 자 쓰게 만들어야겠다. [요한이] 형! 잘지내나... 나는 그저 그렇게 지내고 있다. 요즘은 내가 잠을 잘 못자서 피곤하다. 훈련은 열심히 하고 있겠지? 그런데 형 힘들겠다. 이렇게 푹푹 찌는 더위에서 훈련을 해야 하니까 말야. 아 참! 우리반에 정동찬이라는 애가 전학을 왔거든. 그것도 우리 아파트로 이사온거 있지?! 그런데 걔가 내 단짝친구 한지윤이랑 너무 친하게 지내서 그 녀석한테 질투심이 조금 나기는 했지만 걔네 집에 놀러 간 후로는 엄청나게 친해졌다구~ 가브리는 지금 아빠 핸드폰가지고 녹음기로 장난치고 있다. ㅋㅋ! 형 지금 어디에 있어? 궁금하군. 거기 날씨는 어때? 여기는 약간 흐리기도 하고 맑기도 한 것 같은데...... by the way... 형 생일이 벌써 다 지나갔네... 안됐다. 군대가는게 조금만 더 늦춰졌어도 형은 생일파티를 할 수 있었을텐데... 또 어제 롯데 백화점에 갔었다! 거기서 내 이불 샀다. 그리고 모자도 사고. 게다가 치킨도 먹고! 이것으로 끝이 아니야. 바닷가에 가서 SOCOM놀이도 했다! 정말 재미있었지. 그리고 형 그거 아나? 내 학교 친구들 중에 나찬우라는 친구가 있는데 네이버에 카페를 만들어 놨거든. 이름은 흠미!디어고. 일종의 만화 동아리 같은거야. 솔직히 멤버가 8명밖에 안되서 좀 작은 동아리이긴 하지만서도 만화(정확히 말하면 이지툰)도 많이 만들고 파워포인트로 게임도 만들고 하는데 꽤 재미있다! ㅋㅋ 그럼 이제 나는 이만 줄일게.[어머니]아들!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나는데 고생이 많제.점심은 먹었는지 모르겠네..내일부터 성체신심묵상회가 시작뢰는데 은혜로운 묵상회가 되도록 기도하고있단다. 물론 아들과 그곳에서 함께하는 동료들 그리고 상사들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단다.어젠 백화점가서 네가 덮던 이불이 다떨어져서 새로 샀다.헤진 이불 버릴꺼니까 안찾았으면 좋겠구나.물건에 대한 애착이 많아 떨어진 이불 찾을까 걱정되네.ㅋㅋ 누나는 새벽미사 드리고 일찍 공부하러 갔다.열심히 하고 있어서 너무 감사한 거 있지. 우리 아들도 훈련 잘 받고 있어서 감사하고.올해 96세로 돌아가신 최재선 주교님은 은퇴 후 20년 동안 당신이 창설하신 한국외방선교수녀원의 수위로 일하셨단다 그 기사 읽고 얼마나 감동스러운지.. 우리 세 아들을 위해 하느님 곁에서 빌어 달라고 기도했단다.지금 동생들은 아빠한테 벌선다, 각 방에 격리되어 있다.ㅋㅋ 한 주 남았다고? 유종의 미를 거두리라 엄마는 믿는다. 아들!사랑해. [가부리] 큰형 하이 잘지내나? 아까 요한이 형이랑 장난 쳤다. 그래서 지금 쓴거다 훈련 잘 받고 있나 ? 훈련 잘 하게 기도 할께 그럼바이바이~ 끝~~ 080615 가부리요한어무이아부지공동으로 씀. 必~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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